행사일정  2017 년 / 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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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교구장 사목교서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루카 22,19)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해, 전 세계 모든 교회와 더불어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라는 말씀처럼,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묵상하고 느끼는 시간을 보냈고, 나아가 우리도 그 자비를 삶 안에서 베풀기 위해 노력하였던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무궁무진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작은 마음과 좁은 생각으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삶의 매 순간 그 자비를 체험하고 그 신비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2017년을 맞이하면서 저는 올 한해 모든 신자들이 ‘성체성사’안에서 하느님 사랑의 신비에 더욱 깊이 다가서기를 원합니다. 성체성사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즉 성사로 우리에게 나타나신 사랑 그 자체입니다. 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끊임없이 생명을 얻고 자라난다’(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 34항)고 강조하셨습니다. 성찬례는 교회의 생활의 중심이기에, 우리 신앙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리스도께서는 성체를 통해 우리 각자를 받아들이십니다. 성체성사는 친교입니다.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 우리 모두가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깊이 느끼고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라는 말씀의 깊이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성체성사의 신비는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그리고 십자가 상에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제물로 내어주신 희생을 통해 제정된 것입니다. 희생과 자기 비움이 더 큰 사랑임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신자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는 더욱 비인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기심으로 자기만의 이득을 추구하고, 자기 아집에 가득 찬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의 중심이 ‘나’이기에, 그 외의 것은 눈에도, 마음에도 두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진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어가느냐?’고 탄식하지만, 어느덧 우리 자신도 그런 비인간적인 부류에 무의식적으로 동의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이러한 세상에 희망을 주는 강한 빛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내어 준 사랑의 신비로, 또 그것을 본받아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도 성체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삶 안에서 우리를 ‘사랑의 전도사’로 변모시키는 힘도 성체성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기에 올 한 해, 우리 교구 모든 신자들이 성체성사의 깊은 신비에 초대되었음을 기억하며, 구체적인 신앙의 실천을 하도록 합시다.

하나. 미사는 우리 신앙의 중심임을 더욱 깊이 깨닫고, 주일미사 뿐 아니라 평일미사도 열심히 참여하도록 합시다.

미사를 통해 우리는 성체성사의 깊은 의미를 더욱 깊게 알고, 성체를 모십니다.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여러분이 영성체를 하지 않고, 미사에 참례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영적 친교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 이 영적친교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여러분에게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34항)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사랑의 큰 잔치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하나. 성체조배를 생활화 하도록 합시다.

고 최기산 주교님은 2015년에 김포성당 옛 성전을 ‘성체성지’로 선포하시면서, ‘모든 이가 살아계신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그 사랑 안에서 숨쉬며,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기쁨과 행복을 얻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하였습니다. 성체조배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의 힘과 위안을 얻습니다. 모든 신자들이 성당에 올 때, 우선 성체께 인사를 드리고, 활동하는 것이 생활화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본당에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회의 전에 모두가 성체조배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식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한 실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나. 나눔의 삶, 베품의 삶을 살아갑시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시면서 성체성사의 신비와 구체적 삶을 알려주셨습니다. 성체성사는 나눔의 삶, 베품의 삶으로 구체화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베풀고, 나눌 수 있는 삶이 바로 성체성사의 신비를 사는 삶입니다. 나, 내 단체, 내 본당, 내 지구, 내 교구, 내 나라를 넘어 서로에게 밥이 되어주는 실천의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나’와 ‘너’를 넘은 ‘우리’가 됩시다.

올 한해도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하며, 성체성사의 사랑 안에 모두가 깊이 머물기를 바랍니다.


기도 안에 일치를 이루며
천주교 인천교구 교구장 서리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